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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현장실습(인턴십) 후기 - 박세진 날짜 : 12-08-27 11:57
작성자 : 피해자협회 조회 : 5194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현장실습(인턴십)프로그램 연수생 후기
 
학과: 경찰행정학과
이름 : 박세진
 
 
사실 처음에는 협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실습을 지원했다. 막연하게 무엇을 하면 이번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까 생각을 하던 차에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피해자 지원협회 현장실습 학생을 모집한다는 안내를 보게 되었다. 나는 사단 법인에서의 실무적인 경험과 봉사활동, 피해자학에 대한 학문적 지식 모두를 학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현장실습에 지원하게 되었다. 물론 피해자학은 내가 전공하고 있는 경찰행정학과 연계된 학문이었지만, 우리학교에서도 피해자학과 관련되어 하나의 전공강의만 개설되어 있을 뿐 학부과정에서 거의 다루지 않아서 이것은 나에게 매우 생소했다. 그래서 뉴스나 신문에서 끔찍한 사건이 보도될 때면, 나는 평범한 다른 사람들처럼, ‘범인이 누굴까’, ‘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 생각하며 범인과 그 범죄 상황에만 잠시 주목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잠깐의 관심마저도 뉴스기사를 읽을 때, 그 순간뿐이었고 나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곤 하였다.
 
이런 나에게 현장실습 첫째 날 보았던 sbs ‘용서’라는 다큐멘터리는 피해자에 대해 무지했고 무관심했던 나에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큰 충격을 주었다. 연쇄살인마 유영철에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그 끔찍한 범죄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게 된 후에 삶에 대해 기록한 다큐멘터리였는데, 한 장면 한 장면 너무나도 참혹했고 가슴이 아팠다. 살인범으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어머니를 잃은 한 가장, 그리고 살인범이 첫째아들을 죽이고 둘째아들과 넷째아들이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한 가족 등 너무나 비극적인 모습이 화면에 나왔다. 나는 그것을 본 뒤에야, 내가 평소에 신경 쓰지 않았던, 하지만 형사사법체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되어야할, 가장 소중한 존재에 대해 인식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피해자였다. 잔혹한 범죄자들에게 무자비한 범죄를 당한, 선량하고 죄 없는, 그리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내가 스스로 가장 놀랐던 것은 범죄에 관하여 다른 대학생들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경찰행정학과 학부생임에도 어떻게 피해자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나 하는, 나의 무지함이었다. 이렇게 나로 하여금 나를 감싸고 있던 단단한 벽을 깨고 현실로 나오도록 만들어준 다큐멘터리에 대한 감상을 시작으로 처음 일주일 동안은 피해자 보장의 현실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을 중심으로 실습활동이 진행되었다
Kova의 상담일지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그리고 범죄 피해자에 초점이 맞추어진 영상을 보고 피해자에 관한 법률과 여러 보도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과 인식의 부족이 나 한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루아침에 끔찍한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은 마음에 큰 흉터를 끌어안고 자신에게 범죄를 가한 범죄자들로부터 스스로 자기 몸을 지키고, 싸우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피해자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주체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법적인 권리와 보상은 아주 미비한 것이 현실이었다. 왜 피해자들은 범죄자로부터 그러한 피해를 당해야 했고, 사회로부터 이러한 취급을 당해야 할까? 단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억울하고 마음이 답답해졌다.
 
그래서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차츰 넓혀가는 Kova의 활동은 그 하나하나가 나에게 매우 가치 있는 일로 느껴졌다. 상담사님은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일대일 상담을 통하여 피해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 파악하고 제공하려고 노력하셨다. 그리고 국장님, 차장님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Kova를 다른 여러 기관과 협약을 맺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시는 등 Kova라는 협회를 이끌고 키워 가기 위해 주말을 바치시며 열정적으로 힘써주시고 계셨다. 그리고 이것을 3주 동안 지켜보면서 여러 지원 협회가 어떤 일을 하는 지 알 수 있었고, 이러한 열정적인 모습이 매우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나도 봉사를 통하여, 작은 일이지만, 하나하나씩 Kova를 위해 일을 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 특히 2주차에는 이마트를 돌아다니며 그곳에 설치되어있는 모금함의 모금실태를 알아보며 그 개선방안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날씨는 매우 더웠지만 그것을 잊을 정도로 유익하였고 신기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모금함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였다. 사람들에게 Kova를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될 것 같다.
 
물론 항상 신기하고 재밌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매일 아침 쏟아지는 여러 강력범죄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 고통에 아파할 것 같은 피해자를 떠올리며 기분이 안 좋아 질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날마다 쌓여가는 상담일지의 슬프고 억울한 사연도 절로 한숨이 나오게 하였다. 그리고 때로는 Kova 사무실이 집과는 매우 멀었던 지라, 집과 협회를 왕래할 때에는 ‘아 이거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도 드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항상 끝나기 30분 전 일지를 쓰며 내가 한일과 실습을 통해 배운 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때에는 그러한 생각이 싹 사라지고 그동안 몰랐던 현실을 학습하면서 얻어지는 만족감, 그리고 피해자 현실과 인식에 대한 안타까움, 무언가를 했다는 성취감, 보람, 그와 동시에 좀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의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지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때에는 큰 여운이 남았다.
 
지난 3주 동안의 현장실습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매우 유익했던 경험이었다, 현장실습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피해자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다. 우리 주위의 소중한 존재인, ‘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준 Kova에게 감사드리고, 많은 실수에도 하나하나 가르쳐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